원추절제술 회복 (척추마취, 보호자, 회복실)
원추절제술 받으신 분들, 수술보다 회복이 더 힘들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도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12에서 8로 떨어지자마자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고, 자궁경부 세포 이상을 해결한다는 안도감에 수술 자체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10분짜리 수술보다 그 이후 7시간의 회복실 시간이 진짜 고비였습니다. 척추마취 후 머리를 들 수 없는 시간, 보호자 없이 홀로 버텨야 했던 그 순간들을 지금부터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척추마취, 생각보다 전혀 안 아팠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척추마취(spinal anesthesia)가 제일 무서웠습니다. 척추마취란 척추 사이 공간에 마취제를 주입해 하반신 감각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신마취와 달리 의식은 깨어 있지만 통증은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국소마취법입니다. 굵은 바늘이 척추에 들어간다는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습니다. 새우처럼 등을 둥글게 말고 누우니 간호사분이 소독을 하고, 의사 선생님이 척추 사이를 정확히 찾아 주사를 놓았습니다. 통증은 정말 없었습니다. 일반 주사 맞는 느낌도 안 날 정도로 순식간이었어요. 제가 마취를 잘 놓은 건지 몰라도, 겁먹었던 것에 비하면 허무할 정도였습니다.
마취제가 들어가자 순식간에 하반신이 따뜻해지면서 저림 증상이 시작됐습니다. 다리가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이상한 감각이었는데, 이게 마취가 제대로 된 신호라고 하더군요. 원추절제술(cervical conization)은 자궁경부 이형성증 부위를 원뿔 모양으로 절제하는 시술로, 암 전 단계 세포를 제거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저는 여기에 자궁내막조직검사까지 추가로 받았는데도 30분이 채 안 걸렸습니다.
회복실 7시간, 이게 진짜 고통이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로 이동했을 때만 해도 '이제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님이 "6시간 동안 머리를 절대 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시더군요. 척추마취 후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누출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뇌척수액이란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액체로, 마취 바늘이 지나간 자리에서 이게 새어 나가면 극심한 두통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합니다.
베개도 없이 평평하게 누워 천장만 바라봐야 했습니다. 고개를 1cm만 들어도 안 된다는 말에 정말 꼼짝도 못 했어요. 처음 1시간은 괜찮았는데, 2시간이 지나니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자세를 바꾸고 싶어서 간호사님에게 물어봐 달라고 했더니 "고개를 돌리는 건 괜찮지만 들지는 말라"고 하시더군요.
문제는 다리 마비가 풀리지 않아서 몸을 옆으로 돌리기도 힘들었다는 겁니다. 다리 감각은 보통 마취 후 3시간 정도 지나야 돌아온다고 하는데(출처: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저는 그보다 조금 더 걸렸습니다. 저림 현상이 풀리고 나서야 침대 옆 낙상방지 봉을 붙잡고 억지로 몸을 옆으로 돌릴 수 있었어요. 오른쪽, 똑바로, 왼쪽 이렇게 번갈아 가며 자세를 바꿨지만 허리 통증은 계속됐습니다.
물도 마시지 못하게 했습니다. 마취 후 구토 위험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데 물 한 모금도 못 마시니 정말 답답했습니다. 시계를 보니 겨우 4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진짜 눈물이 막 흐르더라구요. 수술보다 이 시간이 백배는 더 힘들었습니다.
보호자 없이 버티지 마세요, 제발
제가 가장 후회하는 건 보호자를 돌려보낸 겁니다. 시어머니와 신랑에게 "할 거 없으니까 집에 가 계세요"라고 했거든요. 수술 끝나고 조금만 누워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 혼자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죠.
하지만 회복실에서 6시간을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으니 정말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자세를 바꾸고 싶을 때, 물을 달라고 간호사님께 부탁할 때, 그냥 옆에서 손이라도 잡아줄 사람이 있었으면 훨씬 덜 힘들었을 겁니다. 보호자가 있으면 최소한 심리적으로라도 의지할 곳이 생기거든요.
특히 마취가 풀리는 과정에서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플 때, 혼자 참는 게 얼마나 외로운지 모릅니다. 간호사님들도 바쁘셔서 자주 와주실 수 없으니, 결국 혼자 버티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원추절제술을 앞두신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술 당일에는 보호자를 반드시 곁에 두세요. 당일 퇴원이라고 해도 회복실 시간만큼은 정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당일 퇴원 가능하지만, 각오는 단단히 하세요
원추절제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수술 자체는 10분에서 30분 정도면 끝나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궁경부 이형성증(cervical dysplasia)이란 자궁경부 세포에 비정상적인 변화가 생긴 상태로,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는 말에 '쉬운 수술'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거든요. 저도 7시간을 누운 상태로 있다가 겨우 일어났는데, 그 순간만큼은 '차라리 하루 더 입원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회복실에서의 고통이 너무 힘들어서 더 입원하기 싫었던 것도 사실이지만요.
수술 후 주의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척추마취 후 최소 6시간은 머리를 들지 말고 평평하게 누워야 합니다. 이 시간을 어기면 두통이 심하게 올 수 있습니다.
- 마취가 풀리는 동안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지 마세요. 감각이 돌아오길 기다린 후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 보호자를 반드시 곁에 두세요. 혼자 버티려 하지 마시고, 심리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 퇴원 후에도 최소 2~3일은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쉬어야 합니다. 출혈이나 통증이 심하면 즉시 병원에 연락하세요.
제 경험상 수술 자체는 정말 순식간이었지만, 회복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고 힘들었습니다. 특히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기 위해 몇 달간 관리하고, 수술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자마자 날짜를 잡았던 제게는 모든 과정이 급박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무사히 퇴원하고 나니 '이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더군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원추절제술을 앞두고 불안하시겠지만, 조기 발견한 세포 이상은 시술만으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 자체는 정말 금방 끝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 회복실에서의 시간을 각오하시고, 보호자를 꼭 곁에 두시길 바랍니다. 조금만 견디면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나면 분명 후련한 마음이 드실 겁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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